침의 원리와 여러가지 침법
침법이란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인체의 자생력 즉 스스로 회복하려는 힘을 이용하여 모자란 곳을 부추기고(補) 남는 곳을 억제하는(寫) 방법이다. 침법에 여러 종류가 있음은 보하고 사하는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집단에 분란이 일어났을 때 먼저 내부에서 대화로 그 갈등을 조절하는 방법과도 같다고 하겠다. 침은 내 몸의 힘을 적절히 재배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 자신의 기가 너무나 모자란 사람에게는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침은 병의 초기에 효과가 있다. 너무 원기가 쇠한 사람이나 노령층에는 오래 쓰기 힘든 방법이다.
침만으로 다스리기에는 너무나 기운이 모자라면 그것을 조금 보충하여 다스리는 방법이 뜸이다. 경혈에 따뜻한 자극을 하여 모자라는 기운을 보충한다. 갈등이 말로써 해결되지 않을 때 매를 들기도 하고 아울러 배고픈 이에게 떡하나 더 주는 것과도 같다. 체온이 떨어지면 인체는 모든 활성이 떨어져서 기(氣)는 잘 순환하지 않는다. 그것을 따뜻한 열자극을 통하여 활성도를 증가하는 방법이다. 뜸의 효과를 원용한 방법이 원적외선 근적외선 찜질방 등등의 방법이다. 인체의 자생력을 바탕으로 하되 순환이 되지않는 부위에 깊은 파장의 열을 집어 넣어서 보충시켜 순환시키는 방법이다. 침과 뜸은 그 이론의 바탕을 경락에 두고 있다. 경락과 경혈에 대한 시술방법만이 다를 뿐이라 할 수 있다.
부분이 전체를 대표한다는 한의학의 원리는 복제양인 돌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체세포 하나를 복제하여도 한 마리의 양이 나올 수 있음을 증명하였기 때문이다. 부분이 전체를 대표함으로 부분으로 전체를 치료하는 침법을 분구침법(分區針法)이라고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이침(耳針)법이다.
귀에 있는 특이한 반응점은 수천년전부터 있어 왔지만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본골격인 이침(耳針)에 대한 기본 골격을 1957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의사 노지에의 논문이었다. 그 이후 전세계적으로 이침에 대한 연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내분비질환 만성병에 대한 많은 반응점이 찾아지고 임상에 광범위한 효과를 나타내게 되었다. 귀의 모습을 살펴보면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 귓불은 머리가 되고 귀바퀴는 척추가 되며 귓구멍쪽이 복부와 내장에 해당됨을 알 수 있다.
수침(手針) 또는 수지침도 마찬가지이다. 손 하나에서 인체의 전체를 찾아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다섯 개의 손가락을 살펴보아 가운데 손가락과 팔목을 연결하는 선을 인체의 정중선으로 보고, 둘째 넷째 손가락을 두 팔, 첫째 다섯째 손가락을 두 다리에 배당하는 방법이다. 부분적으로 많은 효과를 발휘하는 이 침법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이론에 다소 차이가 있다. 중국의 수침의 경우 머리를 팔목 쪽의 생명선이 끝나는 위치에 배당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수지침은 머리를 가운데 손가락의 첫마디에 배당한다. 두 나라 이론 사이에 수미(首尾)가 서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이침과 같이 정설이 아직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공통된 효과를 발휘하는 반응점들은 있으므로 앞으로의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미완성의 분구침법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몇가지 반응점들을 치료에 쓰고 있는 정도이다.
발바닥에서 치료의 원리를 찾는 방법이 족침(足針)이다. 발바닥의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를 복부 내장으로 잡고 나머지 혈위를 배당하여 찾아내는 방법이다. 많은 연구가 있어 상당히 유효한 혈위들이 찾아졌다. 근래 발마사지가 유행하고 있는데 몇몇 곳을 눌러보면 사람에 따라 아픈 부위가 다 다르다. 처음에는 아프다가도 나중에는 시원함을 느끼며 전신적인 상쾌함을 얻을 수 잇다.
얼굴에서 전체를 찾는 면침(面針), 머리에서 치료점을 찾는 두침 또는 두피침(頭皮針)도 그리고 사지관절이하에서만 치료의 혈위를 찾는 우리나라 전통의 사암침법(舍岩針法)도 있다. 모두 일정분야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방법들이다.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필자는 두피침을 응용한 권압을 많이 권한다. 주먹을 쥐면 손가락 둘째마디가 튀어나오는데 이 마디들로 머리 표면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머리의 정수리를 모든 기운이 다 모여있다는 백회(百會)인데 여기서부터 전후 좌우를 주먹마디로 세게 눌러 나가다 보면 특별히 아픈 부위가 있다. 그곳을 자주 눌러주면 아픔이 나중에는 시원함으로 바뀌며 머릿속이 한결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다. 머리가 맑지 않고 아픔은 뇌혈관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뇌압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할 때 주먹마사지는 효과를 발휘한다. 뇌압의 하강과 두피의 자극의 상관관계는 실험적으로도 증명되었다. 아픈 곳이 시원해질 때 까지의 두피자극법, 직장인 수험생 편두통이 잦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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